주주간계약서는 지분 정리의 기준이 되지만, 세법상 시가 문제까지 자동으로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계약서에 아무리 명확하게 금액을 적어놓아도, 세법이 보는 시가와 차이가 나면 예상하지 못한 세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주주간계약서를 작성할 때 세금 관점에서 점검해야 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주주간계약서와 양도계약서, 역할이 다릅니다
주주간계약서는 주주들 사이에 '이런 상황이 생기면 이렇게 하자'고 정해놓는 계약입니다. 지분 양도 제한, 우선매수권, 동반매도 조항, 퇴사자 지분 환매 조항 같은 것들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주주들 사이의 권리·의무를 정하는 약속입니다.
반면 양도계약서는 실제로 주식을 사고팔 때 작성하는 계약입니다. "누가, 몇 주를, 얼마에, 언제 넘긴다"는 구체적인 거래 내용이 담깁니다. 세법이 직접 들여다보는 것은 이 양도계약서 쪽입니다.
주주간계약서에 "퇴사 시 액면가로 환매한다"고 적어놓았더라도, 실제 환매 시점에 별도의 양도계약을 체결하게 되고, 세법은 그 거래의 가격이 시가에 맞는지를 따로 판단합니다. 주주간계약서는 당사자 간 약속이지, 세법의 기준을 바꿔주는 문서가 아닙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계약서대로 했는데 왜 세금이 나오지?"라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정한 가격이 세법에서도 인정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서에 적힌 가격과 세법상 시가는 별개입니다.
세법에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있습니다. 특수관계인(가족이나 같은 회사 주주 등) 사이에서 시가보다 낮게 팔거나 높게 사면, 세무서가 시가 기준으로 세금을 다시 산정하는 제도입니다. 시가와의 차이가 3억 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5% 이상일 때 적용됩니다.
증여세 문제도 있습니다.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양수한 사람에게는 그 차액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습니다. 이때 '현저히 낮다'의 기준은 시가와 거래가격의 차이가 시가의 30% 또는 3억 원 중 적은 금액 이상인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주주간계약서에 "퇴사하는 주주의 지분을 액면가 5,000원에 환매한다"고 정해놓았는데, 실제 환매 시점에 세법상 시가가 주당 50,000원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구분 | 금액 |
|---|---|
계약서상 환매가격 | 주당 5,000원 |
세법상 시가(보충적 평가) | 주당 50,000원 |
차이 | 주당 45,000원 |
이 경우 환매받는 쪽(저가로 양수한 쪽)에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고, 환매해주는 쪽(저가로 양도한 쪽)에는 양도소득세 계산 시 시가를 양도가액으로 보아 세금이 더 나올 수 있습니다. 계약서대로 거래했을 뿐인데 양쪽 모두 예상하지 못한 세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매가격을 고정하는 조항은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비상장주식의 세법상 시가는 보충적 평가 방법(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의 가중평균)으로 계산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이 시가도 올라가므로, 계약 당시의 가격을 미래 거래에도 그대로 쓰면 시가와의 괴리가 커질 수 있습니다.
👉 자세히 보기 - 비상장주식 양도가액을 마음대로 정해도 될까: 세법상 주식 시가
지분 양도·환매·옵션 조항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주주간계약서에서 세무적으로 문제가 되는 조항은 주로 양도가격과 환매가격에 관한 것입니다.
양도가격을 고정해놓은 경우
"이 주식은 액면가(또는 취득원가)에 양도한다"는 식으로 가격을 고정하면, 계약 체결 시점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양도 시점에 회사 가치가 올라 있으면, 그 시점의 세법상 시가와 고정가격 사이에 큰 차이가 생깁니다. 특수관계인 간 거래라면 부당행위계산부인과 증여세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풋옵션·콜옵션 행사가격
투자자에게 풋옵션(되팔 수 있는 권리)을 부여하는 경우, 행사가격을 "투자원금 + 연 X%"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사가격이 행사 시점의 세법상 시가와 크게 다를 때 문제가 됩니다.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행사하면 매수자 쪽에서 고가매입에 따른 세무 리스크가,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행사하면 투자자(매도자) 쪽에서 저가양도 이슈가 생길 수 있습니다.
Lock-up 이후 양도 시점
일정 기간 주식 양도를 금지하는 Lock-up 조항 자체에는 세금 이슈가 없습니다. 다만 Lock-up이 풀리는 시점에 주식을 양도할 때의 시가가 기준이 되므로, Lock-up 기간 동안 회사 가치가 크게 변동했다면 당초 예상과 다른 세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양도·환매 가격을 정할 때는 "체결 시점의 가격"이 아니라 "거래 시점의 세법상 시가를 기준으로 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넣는 것이 안전합니다. 예를 들어 "양도가격은 양도일 현재 보충적 평가 방법에 의한 가액으로 한다"는 식입니다.
퇴사자 지분 회수 조항, 사전에 점검할 사항
퇴사자 지분 회수 조항은 주주간계약서에서 세무 리스크가 높은 부분 중 하나입니다. 조항이 있더라도 실제 거래가격, 가격 산정 근거, 대금 지급 증빙, 계약 체결 시점, 투자 전후의 가치 변화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무상 반납이나 액면가 환매 조항은 다음과 같은 세무 이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퇴사자가 주식을 양도하더라도 양도소득세 발생이 가능합니다.
비상장주식 양도 거래 시, 증권거래세는 양도차익 발생 여부와 관계 없이 발생합니다.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이전되면 양수인에게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회사가 개입해 자기주식 취득 방식으로 회수하려면, 상법상 절차와 배당가능이익 존재여부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임직원 보상 성격이 있으면 근로소득세 또는 기타소득 가능성도 검토 대상입니다.
👉 자세히 보기 - 스타트업 퇴사자 지분 회수, 주주간계약서가 있어도 과세될 수 있는 이유
👉 자세히 보기 - 퇴사 공동창업자 지분 회수 방법별 세금 비교: 자기주식과 주주 간 양도
주주간 계약서에 미리 준비할 사항
주주간계약서의 당사자는 같은 회사의 주주들이므로, 세법상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법에서 '특수관계인'이란 친족 관계뿐 아니라 같은 법인의 주주·임원 관계, 경영지배 관계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서는 거래가격이 시가와 다르면 세법이 적용됩니다. 계약서에 "이 거래는 정상적인 거래로 본다"라고 적어놓더라도 세법 적용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특수관계자 간 거래가 예상되는 주주간계약서라면, 아래 내용을 미리 반영해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시가 기준 조항: 양도·환매 가격을 거래 시점의 세법상 시가를 기준으로 정하도록 명시합니다.
시가평가 조항: 비상장주식의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 회계법인, 세무법인의 평가를 받도록 하는 절차를 넣어둡니다.
거래비용 부담 조항: 거래로 인해 발생하는 세금(양도소득세, 증여세 등)의 부담 주체를 미리 정해둡니다.
👉 자세히 보기 - 특수관계자 비상장주식 거래, 정상거래 인정 요건과 입증 서류
마무리
주주간계약서를 꼼꼼하게 작성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과세이슈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계약서는 당사자 간의 약속이고, 세법은 국가가 정한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세법은 계약서의 내용과 관계없이, 거래의 실질을 봅니다.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면 그 시점에 양도소득세 신고, 증권거래세 신고, 경우에 따라 증여세 신고까지 별도로 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세금은 매도자가 부담한다"고 적어놓더라도, 세법상 납세의무자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부담 약정은 당사자 간 정산의 문제일 뿐, 세무서에 대한 신고·납부 의무는 법에서 정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주주간 계약서는 거래 실질에 대해 과세관청에 소명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이므로, 꼼꼼히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서를 검토할 때 법률 자문만 받고 세무 검토를 빠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주주간계약서는 법률과 세무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문서입니다. 특히 지분 양도·환매 조항이 포함된 경우라면, 계약 체결 전에 세무전문가와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본 콘텐츠는 법률적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