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으면 그 투자 단가가 곧바로 세법상 시가가 되는지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주 발행으로만 이루어진 투자 유치는 매매사례가액이 아닙니다. 그러나 투자 라운드에 구주거래가 포함되었다면, 요건 충족 시 그 구주거래가액이 매매사례가액이 될 수 있습니다. 거래 구조에 따라 세법 판단이 달라지므로, 신주 발행과 구주거래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신주 발행(유상증자)과 구주거래, 세법상 관점이 다릅니다
투자 유치는 실무에서 두 가지 거래가 섞여서 진행됩니다. 하나는 신주 발행이고, 다른 하나는 구주거래입니다.
신주 발행은 회사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배정하고, 투자자가 납입한 자금이 회사로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회사와 투자자 사이의 자본 출자 거래이므로, 주주와 주주 사이의 '주식 매매'가 아닙니다. 세법에서는 이를 자본거래로 분류하고, 신주 발행가액은 원칙적으로 기존 주식의 매매사례가액으로 보지 않습니다. 외부 투자 유치의 대부분은 이 신주 발행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반면 구주거래는 기존 주주가 보유하던 주식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거래입니다. 창업자 일부 엑싯, 초기 엔젤투자자 지분 정리, 공동창업자 간 지분 조정 등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이 경우는 주주와 투자자 사이의 주식 매매에 해당하고, 요건을 충족하면 거래가액이 세법상 시가, 즉 매매사례가액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시리즈 투자 라운드에 신주 발행과 구주거래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때 세법 판단은 '투자 전체'가 아니라 '구주거래 부분'에 대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다면, 텀시트 단계부터 신주 발행분과 구주거래분을 분리해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세무적 판단뿐 아니라 이후 지분 정리 일정을 조율할 때도 이 구분이 기준점이 됩니다.
구주거래가 매매사례가액으로 인정되는 요건
비상장주식의 세법상 시가는 불특정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되는 경우 통상적으로 성립되는 가액입니다.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구주거래가 이 요건을 충족하면, 그 거래가액이 매매사례가액으로 인정됩니다.
다만 모든 구주거래가 자동으로 매매사례가액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 상대방이 특수관계인에 해당하거나, 발행주식총수의 1% 미만이면서 3억원 미만인 소액 거래이거나, 거래가액이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시가로 보지 않습니다.
시리즈A 이상의 외부 투자 라운드에서 병행된 구주거래는 일반적으로 이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VC나 전문 투자자와 기존 주주 사이에 특수관계가 없고, 거래 금액도 소액 기준을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구주거래분이 있고 요건을 충족한다면, 그 거래가액이 해당 주식의 매매사례가액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신주 발행만 있고 구주거래가 없는 투자 유치라면, 투자가액은 세법상 매매사례가액이 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기존 주식의 시가는 이전부터 적용되던 기준, 즉 최근의 다른 매매사례가액이나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정해집니다.
👉 자세히 보기 - 비상장주식 매매사례가액 시가 인정 요건: 평가기간과 거래규모
평가기간 내라면, 구주거래가액은 시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매매사례가액이 시가로 인정되는 기간은 세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양도의 경우 평가기준일 전 6개월부터 후 3개월까지입니다.
이 규정을 투자 라운드에 적용하면 이렇습니다. 2025년 3월에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면서 구주거래가 함께 진행됐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후 2025년 9월까지 발생하는 해당 주식의 거래에서는, 당시 구주거래가액이 요건을 충족한다면 시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매매사례가액이 존재하면, 보충적 평가방법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충적 평가액이 아무리 낮더라도, 평가기간 내에 요건을 갖춘 매매사례가액이 확인되면 그 금액이 시가가 됩니다. 납세자가 보충적 평가액이 유리하다고 해서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 투자 유치 후 평가기간 이내에 주식을 증여하거나 양도할 계획이 있다면, 해당 라운드에 구주거래가 포함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구주거래가 있었다면 그 가액이 시가로 잡힐 수 있고, 이를 모르고 보충적 평가액 기준으로 신고할 경우 과세당국과 시가 다툼이 생기며 과소신고가산세까지 붙을 수 있습니다.
투자가액과 보충적 평가액, 왜 차이가 나는가
투자 라운드의 밸류에이션과 세법상 보충적 평가액은 산정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보충적 평가방법은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 대 2 비율로 가중평균해 1주당 가치를 산출합니다. 순손익가치는 최근 3년간 순손익액의 가중평균을, 순자산가치는 평가기준일 현재 순자산을 기초로 계산하며, 하한선은 순자산가치의 80%입니다.
반면 VC 투자의 밸류에이션은 미래 성장성, 시장 규모, 유사 기업 멀티플 등 기대가치를 반영합니다. 보충적 평가가 과거 재무제표 기반이라면, 투자 밸류에이션은 미래 기대가치 기반인 셈입니다.
이 차이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곳이 초기 스타트업입니다. 보충적 평가를 해보면 주당 수천 원에 불과한데, 몇 달 전 투자 라운드에서는 주당 수만 원이 적용된 경우를 자주 봅니다.
예를 들어, A법인이 시리즈A에서 100억 밸류에이션으로 10억원을 유치했고 발행주식 총수가 10만 주라면, 투자가액 기준 1주당 가치는 10만원입니다. 이 라운드에 창업자 구주 1만 주를 같은 가격으로 VC에 매각하는 구주거래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회사의 최근 3년 순손익 가중평균이 마이너스이고 순자산이 5억원뿐이라면, 보충적 평가액은 1주당 약 4,000~5,000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구주거래가액 10만원과 보충적 평가액 5,000원의 격차가 이후 주식 거래에서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구주거래가 없었다면 보충적 평가액 기준으로 거래할 여지가 남아 있었지만, 구주거래로 훨씬 높은 시가가 형성되면 이후 거래는 그 기준을 따르게 됩니다.
👉 자세히 보기 - 투자 밸류에이션 인정액과 세법상 비상장주식 평가액이 다른 이유
구주거래 후 지분 거래 시 증여세 리스크
구주거래가액이 매매사례가액으로 시가가 된 상태에서,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을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양도하면 증여세 문제가 생깁니다.
세법상 저가양수에 따른 증여 규정은 특수관계인 간 거래와 비특수관계인 간 거래를 구분합니다. 특수관계인 간 거래는 시가와 대가의 차액이 있으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고, 비특수관계인 간 거래는 차액이 시가의 30% 이상일 때 과세됩니다.
앞의 사례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A법인 대표가 시리즈A 라운드 직후, 보충적 평가액(주당 5,000원) 기준으로 배우자에게 1만 주를 양도했다고 가정합니다. 양도 대가는 5,000만원입니다.
이 시점의 시가는 라운드에서 형성된 구주거래가액인 주당 10만원이므로, 시가 기준 1만 주의 가치는 10억원입니다. 차액이 9억 5,000만원이고, 여기서 차감액(시가의 30%인 3억원과 3억원 중 적은 금액 = 3억원)을 빼면 증여재산가액이 6억 5,000만원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대표와 배우자는 특수관계인이므로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양도인인 대표의 양도소득세 역시 실제 거래가액(5,000만원)이 아닌 시가(10억원)를 기준으로 재계산됩니다. 증여세와 양도소득세가 동시에 문제되는 상황입니다.
⚠️ 투자 라운드에 구주거래가 포함되어 있었다면, 평가기간 이내의 지분 거래 시점과 거래가액은 세무전문가와 사전 검토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자세히 보기 - 투자 직전 지분 저가 양도, 증여세 추징 사례와 지분 정리 전략
투자 직후 지분 정리, 세무 고려사항
투자 유치 직후에 지분 정리가 필요한 경우가 실무에서 적지 않습니다. 초기 주주 정리, 엔젤투자자 지분 매입, 공동창업자 간 지분 조정 등이 대표적입니다.
거래구조 확인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해당 투자 라운드에 구주거래가 포함됐는지입니다. 신주 발행만 있었다면 투자가액은 매매사례가액이 되지 않으므로, 기존에 적용되던 시가 기준(보충적 평가액 등)으로 거래할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구주거래가 있었다면 그 가액이 요건 충족 시 시가로 작동합니다. 이 구분이 세무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양도 타이밍
구주거래가 있었던 경우, 라운드일로부터 얼마나 지났는지를 확인합니다. 평가기간(증여세의 경우 전 6개월·후 3개월, 양도소득세의 경우 전후 3개월)이 지나면, 해당 구주거래가액은 매매사례가액으로서의 효력이 사라집니다. 이후 새로운 매매사례가액이 없다면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돌아갑니다.
거래가액 설정
평가기간 이내에 불가피하게 거래해야 한다면, 거래가액을 라운드 구주거래가액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이가 시가의 30% 미만이면서 3억원 미만이면 비특수관계인 간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벗어납니다.
특수관계인 여부와 거래 방식
주식을 양수하는 상대가 특수관계인인지 아닌지에 따라 적용 규정이 달라집니다. 특수관계인 간 거래는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부인이 모두 적용될 수 있고, 비특수관계인 간에는 저가양수 증여 규정만 적용됩니다. 무상 증여와 유상 양도 중 어느 방식으로 진행할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증여는 10년간 증여재산공제(배우자 6억원, 직계존비속 5,000만원 등)를 활용할 수 있고, 양도는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과세됩니다.
투자 전후, 이 순서로 세무 리스크를 점검합니다
투자 유치 전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면 투자 유치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직 해당 라운드의 매매사례가액이 없는 상태이므로, 보충적 평가액 기준으로 거래할 여지가 넓습니다. 실무에서도 투자 라운드를 앞둔 법인이 사전에 주주 구조를 정리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투자 유치 직후 (평가기간 이내)
이 기간에는 주식 관련 거래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구주거래가 포함된 라운드였다면 그 가액이 요건 충족 시 시가로 작동하므로, 불가피한 경우에는 거래가액을 그 수준으로 설정하고 특수관계인 해당 여부와 증여세·양도소득세 영향을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신주 발행만 있었던 라운드라면 제약이 덜하지만, 이 경우에도 라운드 구조를 문서로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후속 라운드 예정 시
평가기간이 경과해 직전 라운드의 매매사례가액 효력이 사라지더라도, 후속 투자가 예정되어 있다면 그 라운드의 구주거래가액이 다시 매매사례가액이 될 수 있습니다. 후속 라운드의 밸류에이션이 직전보다 높다면, 지분 정리는 후속 투자 전에 완료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 자세히 보기 - 비상장주식 평가보고서가 필요한 5가지 상황: 양도, 증여, 스톡옵션 행사 등
마무리
투자 유치는 회사의 성장을 위한 결정이지만, 거래 구조에 따라 세법상 시가 기준이 달라집니다. 신주 발행으로만 구성된 라운드는 자본거래에 해당해 매매사례가액이 되지 않습니다. 구주거래가 포함된 라운드는 요건 충족 시 그 거래가액이 이후 평가기간 동안 시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보충적 평가액과의 차이가 클수록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리스크도 함께 커지므로,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면 투자 전에 마무리하고, 투자 직후에는 라운드 구조를 먼저 확인한 뒤 거래 시점과 거래가액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본 콘텐츠는 법률적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