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인사 문제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 수습 기간이라서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정식 채용 전인데, 그냥 안 맞아서 그만두게 한 건데요."
하지만 실무에서 수습사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유로운 해고가 허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수습 관련 분쟁은 회사가 방어하기 가장 까다로운 이슈 중 하나입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법인 대표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채용과 해고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드립니다.
먼저, 수습사원도 '근로자'입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전제가 있습니다. 수습사원은 시험용 인력이 아니라, 이미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입니다.
명칭이 수습이든, 인턴이든 관계 없습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고, 근무 시간에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지급받고 있다면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정식 근로자와 유사한 법적 보호를 받습니다. 수습 첫날부터 임금 지급, 4대 보험 자격 취득 검토, 해고 절차 등 근로기준법상의 규율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수습기간은 구두 약속만으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근로계약서 또는 취업규칙 등에 수습기간의 시작일과 종료일, 근로조건, 본채용 전환 기준을 서면으로 명시해 두어야 분쟁 시 사용자가 수습기간 및 평가 기준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빠져 있으면 '수습이라서 그렇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가 어려워지고, 이후 본채용을 거부할 경우 사실상 정규직 해고와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습 기간이라고 해고가 쉬워지지는 않습니다
수습 기간이라 해서 해고가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기준법상 해고에는 정당한 사유와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고, 이 원칙은 수습사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수습기간의 특성상, 업무 적합성을 이유로 한 해고 사유가 일반 근로자보다 다소 넓게 인정될 여지가 있을 뿐입니다.
업무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직무 수행에 반복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조직 적응이 객관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느낌이 안 맞는다", "생각했던 인재상이 아니다" 같은 주관적 표현은 분쟁 시 거의 힘을 쓰지 못합니다. 수습사원이라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타당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수습 종료 후 '본채용 부적격 통보'도 통상 해고로 평가되어, 해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받게 된다는 점을 전제로 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습 해고 분쟁에서 회사가 지는 진짜 이유
실무적으로 수습 해고 분쟁의 결과는 거의 비슷한 패턴입니다. 기록이 없어서 회사가 집니다.
대표가 체감하는 문제는 대개 이런 식입니다. "지시를 잘 못 알아듣는다", "맡겨 놓기가 불안하다." 그런데 분쟁이 시작되면 질문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고지했는지, 개선 기회는 몇 번 부여했는지, 그 과정이 문서로 남아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대표의 주관적 느낌은 법적 분쟁에서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답하지 못하면 수습 여부와 상관없이 부당해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당해고 판정이 나면 회사가 감당할 비용은 생각보다 큽니다.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고, 구제가 인정되면 원직복직이나 해고 기간 동안 임금 상당액 지급 등 구제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이미 내보낸 사람을 원직복직시켜야 할 수도 있고, 해고 기간 동안 미지급된 임금도 소급 지급해야 합니다. 분쟁이 길어질수록 이 금액은 계속 불어납니다.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일정 한도 내에서 이행강제금이 반복 부과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상시 4인 이하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제한)가 적용되지 않아 민법 제660조에 따라 비교적 자유로운 해지 통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판례 입장이지만, 개별 사정에 따라 근로계약 내용, 신의칙 등을 근거로 해고가 다투어져 임금 상당액 배상 판결이 나온 사례들도 존재합니다. 즉 "5인 미만이라 전혀 위험 없다"기보다는, 구제수단과 법리가 다를 뿐 분쟁 가능성 자체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이해하시는 편이 현실에 가깝습니다.
수습사원을 해고해야 한다면, 이 순서를 기억하세요
수습사원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핵심은 하나입니다. '갑작스럽게'가 아니라 '과정이 있었느냐'입니다.
수습 시작 시점에 평가 기준을 서면으로 고지합니다. 구체적인 업무 목표, 평가 항목, 평가 시기를 문서화해서 근로자에게 전달합니다. "분위기에 안 맞는다"는 식의 판단만으로는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수습기간 중 면담을 실시하고 기록을 남깁니다. 1~2회 이상 면담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개선 기회를 부여한 사실을 문서화합니다. 사전 경고나 개선 요구 없이 곧바로 본채용을 거부하면 절차적 정당성부터 의심받게 됩니다.
개선되지 않으면 계약 종료를 통보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앞선 평가와 면담 기록이 충분히 쌓여 있어야 합니다.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합니다. 근로기준법은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명시한 서면 통지가 있어야 해고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27조), 이 조항은 조문상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된다는 해석이 다수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적용 여부를 두고 논쟁이 전혀 없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분쟁 예방 차원에서는 규모와 관계없이 서면으로 남겨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해고예고 의무를 확인합니다. 이 부분을 놓치시는 대표님이 많은데, 비용과 직결됩니다. 법에서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6조). 다만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이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해고예고 없이 즉시 해고가 가능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3개월'은 단순한 일수(몇 일 근무했는지)가 아니라, 입사일을 기준으로 달력상 3개월이 경과했는지 여부로 판단하며, 해고예고 시점이 아니라 실제 해고(근로관계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보게 됩니다.
수습 기간을 3개월로 설정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해고 여부를 결정하신다면 법에서 말하는 '계속근로기간 3개월' 경과 전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입사일을 기준으로 3개월이 지나기 전에 해고가 이루어지면 해고예고수당 부담이 없지만, 그 시점을 넘긴 이후 해고하면 30일분 임금이라는 비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수습사원은 '덜 보호받는 근로자'가 아니라, '검증 중인 근로자'일 뿐입니다. 수습 기간은 회사가 마음대로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판단의 근거를 만들어 가는 시간입니다.
인사 문제는 한 번 꼬이면 시간과 비용을 동시에 잡아먹습니다. 수습사원 채용과 해고는 대표가 가장 가볍게 생각하기 쉬운 영역이지만, 실무에서는 가장 자주 분쟁으로 이어지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채용보다 해고가 더 어렵다는 말은 수습사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기준을 만들고, 기록을 남기고, 과정을 거치는 것. 이것만 갖춰도 불필요한 분쟁은 충분히 피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