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성장하면서 회계·재무 관리가 복잡해지면, 대표님들은 "지금 거래하는 세무사로는 부족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하게 됩니다.
회계 담당자를 채용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 고민이 되는 시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실무에서 자주 보는 선택지와 함정, 그리고 합리적인 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성장 단계에서 새롭게 필요한 것들
초기에 거래하던 세무사무소는 일반적으로 개인사업자나 소규모 법인의 세금 신고를 주로 다루는 곳입니다. 부가세와 법인세 신고는 잘 처리해주지만, 기업이 성장하면서 요구되는 고도화된 재무 관리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회사가 커지면서 새롭게 필요해지는 것들은 이런 것들입니다.
투자자 보고: 월별 재무제표와 KPI 보고서를 정해진 양식으로 제출
예산 수립 및 분석: 부서별 예산 관리, 사업계획 수립, 월별 실적 분석
복잡한 거래 처리: 스톡옵션, 전환사채, RCPS 같은 거래의 회계처리
실사 대응: 투자나 M&A 검토 시 외부 실사 준비
실무에서 자주 보는 사례가, 투자 실사 과정에서 기존 회계 관리의 문제점이 발견되어 뒤늦게 정리하느라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성장 단계에 맞는 회계 관리 수준을 미리 갖춰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내부 인력 채용을 고려할 때 주의할 점
겸임 담당자의 한계
많은 회사가 적정 급여로 회계, 인사, 총무를 모두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회계와 인사 모두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은 드뭅니다. 회계는 재무제표 작성과 세무, 자금 관리를 다루고, 인사는 채용과 평가, 보상 설계, 노무 관리를 다루는 별개의 전문 영역입니다. 규모 있는 회사들이 인사팀장과 회계팀장을 별도로 두는 이유입니다.
여러 업무를 겸임할 수 있는 분을 찾다 보면, 결국 각 영역에서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분을 채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회계는 단순 경리 수준에 머물고, 기대했던 전문적 관리는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력과 전문성, 그리고 비용
실무 경험이 부족한 분은 일상적인 자금 관리는 잘 처리하지만, 재무제표 분석, 세무 검토, 투자자 보고서 작성, 예산 관리 같은 전문 업무는 경험 없이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부적절한 회계 처리가 쌓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중에 외부 감사나 실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정리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더 들 수 있습니다.
회계 담당자는 내부에서 키워낼 시스템이 없다면, 외부에서 이미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데려와야 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회계 경험이 있고 재무 관리까지 할 수 있는 경력자는 통상 연봉 6,000만 원 이상을 예상해야 합니다. 사회보험료와 퇴직금까지 고려하면 연간 7,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3. 회계법인 전환 검토하기
기존에 소규모 세무사무소에 맡기고 있었다면, 사업 성장 단계에 맞춰 회계법인으로의 전환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회계법인은 대기업이나 상장사만 이용하는 곳이고 비용도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소·중견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회계법인도 많으며, 기장 수수료 역시 월 15만 원에서 40만 원 수준으로 일반 세무사무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회계법인의 가장 큰 장점은 기업 성장 단계를 고려한 회계 관리 경험입니다. 수십억에서 수천억 원 매출 규모의 기업, 상장사, 외부감사 대상 기업을 다룬 경험을 기반으로, 회사가 성장하면서 요구되는 회계 기준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외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재무실사나 회계 검토가 진행될 때, 회계법인은 재무자료 준비, 질의 대응, 회계 처리 설명 과정에서 대표의 부담을 상당 부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을 여러 번 경험한 전문가가 옆에 있다는 것은 실무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4. 내부 인력과 외부 전문가의 협업 구조
조직이 성장하여 재무 전문가를 영입하는 단계라면, 역할 설계를 다르게 가져가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기본적인 회계 처리는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고, 내부 전문가는 그 결과를 가지고 분석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구조입니다.
외부에서 정확하게 처리된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내부 전문가가 다음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 회사에 훨씬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재무 분석: 손익 구조 분석, 비용 구조 개선, 부서별 수익성 검토
경영 의사결정 지원: 신규 사업 타당성 분석, 투자 의사결정 자료 작성
전략적 재무 관리: 자금 계획 수립, 투자 유치 준비, 실사 대응
CFO를 영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CFO의 역할은 회계 실무가 아니라 전략적 재무 관리입니다. 기장이나 세무 신고는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고, CFO는 사업계획 수립, 수익성 분석, 투자 유치와 M&A 같은 재무 전략, CEO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높은 연봉을 주고 전문가를 채용했다면, 영수증 정리나 장부 입력이 아니라 회사의 재무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겨야 그 가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기업이 성장하면서 회계 관리를 고도화하려 할 때, 내부 인력 채용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제대로 된 경력자는 비용 부담이 크고, 여러 업무를 겸임하는 인력은 각 영역에서 깊이 있는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기존 세무사무소의 한계를 느끼고 계시다면, 먼저 회계법인 전환을 검토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비용은 세무사무소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회사가 성장하더라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내부 인력 채용은 명확한 역할 분담과 함께,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 구조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시는 것이 비용과 리스크 측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