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면 당장 눈에 보이는 매출이나 현금 런웨이(Runway)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으실 거예요. 치열하게 생존을 고민하다 보면 재무상태표까지 챙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죠.
하지만 재무상태표상 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 생각보다 큰 제약이 생겨요. 대출·보증·지원사업 등 생존에 필요한 활동 자체가 막힐 수 있기 때문에, 자본잠식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말 시점(통상 12월 31일) 전 선제적으로 관리하세요.
1. 자본잠식이란 무엇인가?
회계상 자본은 자산 - 부채 = 자본(순자산), 즉 주주들의 순수한 몫을 의미해요. 쉽게 풀면 다음과 같아요.
자본총계 = 자본금(투자한 원금) + 잉여금(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누적 이익)
정상적인 기업은 이익이 쌓이며 잉여금이 늘어나지만, 적자가 지속되어 누적 손실이 잉여금을 모두 소진하고, 심지어 납입했던 자본금(원금)까지 소진는 상태를 자본잠식이라고 해요.
완전자본잠식: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상태(자본금 전액 소실)
2. 자본잠식은 왜 발생하나요?
가장 주된 원인은 영업 손실의 누적이지만, 의외로 설립 초기 자본금 설정이 너무 적은 탓에 자본잠식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아요.
지속적인 당기순손실: 매년 발생하는 손실이 쌓여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결손금)가 되는 경우예요.
초기 자본금 과소 설정: 소액 자본금으로 법인을 설립한다면 주의해야 해요. 자본금이 지나치게 적으면, 비교적 작은 비용 지출만으로도 자본잠식에 곧바로 진입할 수 있어요.
예시: 자본금을 100만 원으로 설정했는데, 매출 발생 전 설립 비용 등으로 200만 원을 지출했다면? → 즉시 자본총계가 -100만 원이 되어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돼요.
3. 자본잠식, 무엇이 그렇게 위험한가요? (불이익 총정리)
자본잠식이 확정되면, 회사의 대외 신용도가 바닥으로 떨어져요. 이는 단순히 돈을 못 빌리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 기회 자체가 차단되는 경영 마비 상태로 이어질 수 있어요.
1) 금융권 거래 제한
은행과 보증기관은 재무제표를 기업 신용평가의 제1지표로 봐요.
신규 대출 불가 및 한도 축소: 시중 은행 대출은 물론, 정책 자금 대출 심사에서도 '부적격' 판정을 받아요.
기존 대출 상환 압박: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이 거절되거나, 만기 전이라도 신용등급 급락을 이유로 원금 조기 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어요.
법인카드 정지 및 한도 축소: 한도가 대폭 줄어들거나 카드가 정지되어, 일상적인 회사 운영비 결제조차 어려워질 수 있어요.
2) 정부지원 사업 및 공공입찰 제한
스타트업의 향후 성장과 생존을 위한 정부 지원과 공공 입찰 문이 닫혀요.
정부지원사업(R&D) 참여 제한: 팁스(TIPS), 예비/초기창업패키지, 디딤돌 등 대부분의 국책 과제에서 완전자본잠식은 탈락 사유예요.
보증서 거절: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에서 신규로 보증서를 발급받을 수 없고, 기존 보증서의 갱신(롤오버) 또한 매우 까다로워져요.
공공 입찰 불가: 조달청 등 공공기관 입찰 시 경영상태 평가 점수 미달로 낙찰이 불가능해져요.
기업 인증 취소: 벤처기업, 이노비즈 인증 등의 사후 관리 심사에서 탈락해 인증이 취소될 수 있어요.
3) B2B 및 거래처: 영업망 타격
거래처와의 신뢰 관계가 깨지며 실질적인 매출 기회를 잃게 돼요.
대기업 벤더 등록 실패: 대기업은 협력사 등록 시 재무제표를 필수적으로 심사해요. 자본잠식 기업은 ‘공급망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해 거래가 거절될 가능성이 높아요.
리스 및 렌탈 승인 거절: 법인 차량, 고가의 서버 장비, 사무기기 등의 렌탈 승인이 나지 않아요.
4) 기타: 인허가 및 투자 유치 난항
특정 산업군이나 미래 계획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돼요.
면허 취소: 건설업, 여행업 등 관련 법령상 최소 자본금 유지가 필수인 업종은 자본잠식 시 면허 취소 행정처분을 받아요.
투자 유치 난항: VC 심사 과정에서 심각한 결격 사유가 돼요.
4. 자본잠식 판단 시점과 해소 전략
자본잠식 여부는 원칙적으로 매 사업연도 종료일(통상 12월 31일) 현재의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확정돼요. 따라서 결산일이 지나기 전에 미리 점검하고 조치해야 해요.
주요 해소 전략
유상증자: 주주가 현금을 추가로 납입해 자본금을 늘리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정공법)이에요.
가수금 출자전환: 대표자가 법인에 빌려준 돈(가수금)이 있다면, 이를 주식으로 바꾸는 방법이에요. 부채는 줄고 자본은 늘어나 재무지표 개선 효과가 가장 확실해요.
5. 주의사항: ‘표준재무제표’ 확정과 시차
많은 대표님이 ‘나중에 필요할 때 자본을 늘리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금융기관과 관공서가 기업을 평가할 때 주로 보는 기준은 홈택스에 등록되는 ‘표준재무제표’이며, 여기에는 되돌리기 어려운 시차가 존재해요.
즉, 결산 이후 자본을 확충해 자본잠식을 해소하더라도, 외부 기관이 ‘자본잠식 해소’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차가 발생할 수 있어요. 이 점을 고려하면, 자본잠식은 “해소”보다 “사전 방지”가 더 중요해요.
예시: 자본잠식 확정 및 해소 흐름 예시
시점 | 진행 상황 | 외부 기관 인식 |
|---|---|---|
2025. 12. 31 | 결산 시점 (자본잠식 상태) | - |
2026. 3. 31 | 법인세 신고 (자본잠식 재무제표 제출) | - |
2026. 4~5월 | 2025년 표준재무제표 확정 | 이 시점부터 ‘자본잠식’으로 인지 |
2026. 6월 | 유상증자(또는 가수금 출자전환)로 자본잠식 해소 | 재무상태표가 개선되지만, 이미 확정된 전년도말 기준 표준재무제표는 변경되지 않음 |
2027. 3. 31 | 법인세 신고 (자본잠식 해소가 반영된 2026년 재무제표 제출) | - |
2027. 4~5월 | 2026년 표준재무제표 확정 | 자본잠식 해소 |
⚠️ 주의: 표준재무제표가 한 번 확정되면, 이후 중간에 증자를 하더라도 다음 사업연도 법인세 신고 및 표준재무제표 확정 시점까지는 대외적으로 ‘자본잠식’ 꼬리표가 일정 기간 유지될 수 있어요. 중간결산서를 은행에 제출해 소명하는 방법은 가능하지만, 다수 기관은 중간결산 재무제표보다 표준재무제표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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