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사로부터 "감사받은 재무제표를 제출해 주세요"라는 요청을 받거나 "실사를 진행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 둘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두 절차 모두 재무 정보를 검증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목적과 관점, 진행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임의감사란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회사가 자발적으로 회계법인에 의뢰하여 받는 감사입니다. 투자사가 투자 검토 과정에서 감사받은 재무제표를 요구할 때 진행합니다.
임의감사의 핵심은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맞게 작성되었는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감사인은 K-IFRS나 일반기업회계기준 같은 회계기준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장부와 증빙을 대조하며, 거래처에 잔액 조회서를 발송합니다.
대상 기간은 1개 사업연도입니다. 2025년 재무제표 감사라면 2025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재무 정보만 검증합니다. 결과물은 감사보고서입니다. 감사의견은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중 하나로 표명되며, 적정 의견을 받으면 재무제표의 공신력이 확보됩니다.
재무실사란
투자자 관점에서 진행되는 절차입니다. 보통 투자사가 직접 회계법인에 의뢰합니다.
주요 목적은 "이 회사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와 "숨겨진 리스크는 없는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임의감사와 달리 과거 3~5개년의 재무 데이터를 분석하여 매출 성장 추이, 수익성 변화, 재무 건전성 추세를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재무실사는 회계기준 준수 여부를 넘어서 비즈니스 모델의 건전성, 자산의 건전성, 이익의 질, 잠재 부실 요소까지 파고듭니다. 또한 투자 목적에 따라 실사 범위와 중점 사항이 달라집니다. 기술 투자라면 R&D 지출과 무형자산을, 성장 투자라면 고객 확보 비용과 유지율을 집중적으로 봅니다.
결과물은 실사 보고서입니다. 이는 기업가치 평가와 투자 계약서 조건 협상의 기초 자료가 되기 때문에 실사보고서는 회사에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이점
구분 | 임의감사 | 재무실사 |
|---|---|---|
주체 | 회사가 회계법인에 의뢰 | 일반적으로 투자사가 직접 회계법인에 의뢰 |
고객 | 회사 | 투자사 (실사 수수료는 회사가 부담) |
목적 | 회계기준 준수 여부 검증 | 투자 가치 평가 및 리스크 발견 |
대상 기간 | 1개 사업연도 | 과거 3~5개년 |
결과물 | 감사보고서 | 실사 보고서 |
간단히 말하자면, 임의감사는 '회계기준에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재무실사는 '투자사가 요구한 것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재무제표 수정사항 처리 방식의 차이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실무에서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임의감사: 회사가 재무제표를 수정합니다
감사에서 회계 오류가 발견되면 회사가 재무제표를 수정합니다. 감사인은 수정이 필요한 사항을 회사에 알려주고, 회사는 이를 반영하여 기업회계기준에 맞는 재무제표로 고쳐서 다시 제출합니다.
예를 들어 개발비 200억 원 중 100억 원이 자산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감사인은 회사에게 이 사실을 전하고 회사는 이를 비용으로 재분류하고 재무제표를 수정합니다. 최종 감사보고서에는 수정된 재무제표가 첨부되며, 이것이 공식 재무제표가 됩니다.
감사인의 고객은 회사이므로 발견된 모든 수정사항은 회사와 충분히 협의됩니다. 회사는 어떤 부분이 왜 문제인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재무실사: 회사에 알려주지 않고, 임의로 조정 가능합니다.
실사 담당자의 고객은 투자사입니다. 회사가 아닙니다.
실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실사 담당자는 투자사에게 보고할 실사 보고서에서 자체적으로 수정합니다.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은 50억 원이지만, 일회성 비용 20억 원과 과대계상된 자산 10억 원을 조정하면 정상화 영업이익은 20억 원"이라는 식으로 조정 후 수치를 투자사에게 제시합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에 수정사항을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사 보고서는 투자사에게만 전달되고, 회사는 자신의 재무제표에서 어떤 부분이 어떻게 조정되었는지 정확히 모를 수 있습니다. 실제 회사의 재무제표가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사는 조정된 숫자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투자 조건을 협상하지만, 회사의 공식 재무제표는 그대로입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실사 담당 회계사에게 "실사 보고서에서 어떤 부분이 조정되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라고 요청하는 것도 좋습니다. 투자사가 모든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더라도 주요 조정 사항은 협의 과정에서 논의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무적 조언
투자 유치가 구체화되면 재무제표 상태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평소 기장을 맡기던 세무 대리인에게 현재 재무제표 상태를 검토받고, 회계 리스크가 있다면 사전에 바로잡아야 합니다.
투자사가 감사받은 재무제표를 요구하는지, 자체 실사만 진행하는지 확인하세요. 임의감사를 받기로 했다면 투자 일정을 고려해 최소 2~3개월 전에는 회계법인과 접촉해야 합니다. 감사 일정이 촉박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거나 제대로 된 검토가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사 과정에서 지적된 회계 이슈는 향후 임의감사나 외부감사에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 유치 후에는 지적받은 사항들을 세무대리인이나 회계 담당자와 공유하여 미리 개선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