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시즌이 되면 간혹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작년까지 비유동부채였던 장기차입금이 올해 갑자기 유동부채로 넘어왔는데, 회계 처리가 잘못된 건 아닌가요?"
잘못된 게 아닙니다. 장기차입금도 만기가 1년 이내로 다가오면 유동부채로 재분류해야 하고, 이때 사용하는 계정과목이 유동성장기차입금입니다. 시설투자용으로 빌린 큰 금액이 한꺼번에 유동부채에 잡히면서 유동비율이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결산 전에 미리 파악해 두어야 할 항목입니다.
1. 차입금 분류의 기본: 만기 1년 기준
차입금은 결산일 기준으로 상환 의무가 1년 이내인지 여부에 따라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로 나뉩니다.
단기차입금 (유동부채): 만기가 1년 이내인 차입금
예: 마이너스 통장, 1년 만기 운영자금 대출
장기차입금 (비유동부채):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차입금
예: 5년 만기 시설자금 대출, 7년 만기 공장 건립 대출
이 분류는 최초 차입 시점에 한 번 정해지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매 결산일마다 남은 만기를 기준으로 재평가됩니다.
2. 유동성장기차입금이란: 장기 부채의 이름이 바뀌는 순간
유동성장기차입금: 원래 장기차입금으로 분류되었으나 시간이 흘러 결산일 기준 만기가 1년 이내로 도래한 금액
왜 재분류할까?
회계는 과거 차입 시점이 아니라 현재 시점의 재무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5년 전에 빌린 돈이라도, 지금 시점에서 1년 안에 갚아야 한다면 이는 단기 지급 의무입니다. 유동부채로 표시해야 재무제표 이용자가 단기 현금 유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단기차입금과 뭐가 다른가?
둘 다 유동부채에 표시된다는 점은 같지만, 태생이 다릅니다.
구분 | 단기차입금 | 유동성장기차입금 |
|---|---|---|
최초 만기 | 처음부터 1년 이내 | 처음엔 1년 초과(장기) |
재분류 여부 | 필요 없음 | 결산일 기준 만기 1년 이내 시 재분류 |
주요 용도 | 운영자금 (급여, 원재료 등) | 시설자금 (공장, 설비 등) |
금액 규모 | 상대적으로 소액인 경우가 많음 | 상대적으로 고액인 경우가 많음 |
유동성장기차입금이 재무비율에 더 큰 충격을 주는 이유가 바로 이 금액 규모에 있습니다. 운영자금이 아니라, 시설투자를 위해 빌린 큰 금액이 한꺼번에 유동부채로 넘어오기 때문입니다.
3. 사례로 보는 재무제표 변화: 상환 방식에 따른 차이
같은 20억 원을 빌리더라도, 상환 방식에 따라 재무상태표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조건: 2022년 7월 차입, 20억 원, 4년 만기, 12월 결산 법인)
Case 1. 만기 일시상환
만기일에 원금 전액을 한 번에 갚는 방식입니다.
결산 시점 | 유동성장기차입금 | 장기차입금 |
|---|---|---|
2022~2024년 말 | – | 20억 |
2025년 말 (만기 약 6개월 전) | 20억 | – |
2024년까지는 전액 비유동부채였다가, 2025년 결산에서 20억 전액이 유동부채로 이동합니다. 유동부채가 한 해에 20억 원 늘어나므로, 유동비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습니다.
Case 2. 분할상환 (매년 5억씩)
매년 원금의 일부를 나누어 갚는 방식입니다.
결산 시점 | 유동성장기차입금 | 장기차입금 |
|---|---|---|
2022년 말 | 5억 | 15억 |
2023년 말 | 5억 | 10억 |
2024년 말 | 5억 | 5억 |
2025년 말 | 5억 | – |
매년 5억씩만 유동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재무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완만합니다. 영업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기업이라면, 분할상환 구조가 재무제표 관리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분할상환 대출인데, 유동성장기차입금은 얼마로 잡아야 하나요?
분할상환 대출의 경우, 결산일로부터 1년 이내에 상환 기일이 도래하는 원금 부분만 유동성장기차입금으로, 나머지는 장기차입금으로 분류합니다. 예를 들어 잔액 15억 원 중 향후 1년간 갚을 금액이 5억 원이라면, 유동성장기차입금 5억 원·장기차입금 10억 원으로 나누어 표시합니다.
마치며
결산 전에 재무제표 주석의 차입금 만기 스케줄을 한 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유동부채로 넘어올 금액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