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다 보면 현금 결제 대신 외상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회계에서는 나중에 갚아야 할 돈을 발생 원인에 따라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으로 구분합니다.
두 계정 모두 갚아야 할 빚이라는 점은 같지만, 재무적 의미와 지속성이 다르기에 정확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1. 매입채무 vs 미지급금, 무엇이 다를까?
가장 큰 차이는 '회사의 주된 영업활동과의 연관성'입니다.
매입채무: 회사의 주업을 위해 원재료나 상품 등을 외상으로 구매했을 때 발생합니다. (예: 제과점이 밀가루를 구입한 경우)
미지급금: 주된 영업활동 이외의 활동에서 발생한 채무입니다. (예: 제과점이 오븐이나 배송 차량을 구입한 경우)
구분 | 매입채무 (Trade Payables) | 미지급금 (Non-trade Payables) |
|---|---|---|
발생 원인 | 회사의 주된 영업활동을 위해 발생 (원재료, 상품 매입 등) | 주된 영업활동 이외의 활동에서 발생 (설비, 비품, 용역 대금 등) |
지속성 | 비교적 꾸준하게 발생 (회사의 외형 및 경영 환경과 연동) | 일회성이 강함 |
예시 | 제조업체의 원재료 구매대금, 도소매업체의 상품 매입대금 | 사무실 인테리어 대금, 컴퓨터, 기계장치 구입대금, 광고 용역비 |
2. 매입채무 vs 미지급금, 왜 둘을 구분해야 할까요?
이 두 가지를 구분하는 핵심 이유는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 때문입니다.
매입채무: 주업과 직결되므로 매출 규모가 유지된다면 매년 꾸준히 발생합니다. 따라서 매출 추세를 보면 미래의 매입채무 규모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합니다.
미지급금: 설비 투자나 일회성 용역 등 특정 사건에 의해 발생하므로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두 부채를 구분하지 않는다면, 부채 증가의 원인이 영업 활동 확대 때문인지 일시적인 투자 때문인지 파악하기 어려워 미래 현금흐름 예측의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3. 왜 대금을 바로 지급하지 않을까?
기업은 물품을 매입했다고 해서 대금을 즉시 지급하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거래처와 합의된 결제 조건(예: 청구 후 2주, 1개월 내, 3개월 내 등)이나 회사의 지급 규정에 따라 지급 시점을 일정 기간 뒤로 둡니다.
이처럼 이미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았지만 아직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가 앞으로 지급해야 할 금액을 회계상 '매입채무'라고 합니다. 매입채무는 말 그대로 '매입 대금에 대한 지급 의무(채무)'를 의미합니다.
1) 운전자본을 줄여줍니다
사업을 하려면 원재료를 사서 가공하고 판매할 때까지 현금이 묶이게 되는데, 이를 운전자본(Working Capital)이라고 합니다.
만약 원재료를 전액 현금으로 산다면 그만큼 내 돈이 묶입니다. 하지만 외상(매입채무)을 활용하면, 내 돈을 들이지 않고 물건을 만들어 팔고, 나중에 그 판매 대금으로 원재료비를 갚을 수 있습니다. 즉, 적은 자본으로도 사업을 굴릴 수 있게 해줍니다.
2) 이자 비용 없는 '무이자 차입' 효과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차입금) 반드시 이자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거래처와의 외상 거래인 매입채무는 통상적으로 이자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즉, 기업 입장에서는 거래처에게 대금 지급시점까지 단기로 자금을 공짜로 빌려 쓰는 셈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매입채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유입니다.
💡예시로 이해하기
A회사의 원재료 구매 (매입채무 활용)
1월 1일: 원재료 1억 원 매입 (외상 60일, 3월 1일 지급 예정)
2월 1일: 제품 생산 완료하여 1.5억 원에 판매 (현금 입금)
3월 1일: 원재료 대금 1억 원 지급
효과: 자기 자금 1억 원을 투입하지 않고도, 거래처 자금으로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한 후, 그 판매 대금으로 원재료비를 갚았습니다. 실질적으로 무이자로 2개월간 1억 원을 빌려 쓴 효과입니다.
4. 매입채무 활용의 전제 조건
매입채무가 건전한 자금 조달원이 되기 위해서는 "매출의 원활한 발생"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매입채무 잔액은 곧 판매되지 않은 재고가 쌓여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1) 긍정적 신호: 매출 증가와 동반된 매입채무 증가
재고가 빠르게 판매되어 현금이 유입되고, 그 자금으로 매입채무를 상환합니다. 무이자로 남의 돈 써서 사업하는 효과를 누립니다.
예시: 전년도 매출 100억 원, 매입채무 10억 원 → 올해 매출 150억 원, 매입채무 15억 원
→ 매출이 50% 증가하면서 매입채무도 50% 증가. 영업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원재료 구매도 늘어난 것으로, 건전한 신호입니다.
2) 부정적 신호: 매출 정체 속의 매입채무 증가
물건이 안 팔려 악성 재고가 쌓입니다. 매입채무 상환일은 다가오는데 자금이 없어, 결국 이자를 내고 돈을 따로 빌려와야 합니다.
예시: 전년도 매출 100억 원, 매입채무 10억 원 → 올해 매출 100억 원, 매입채무 20억 원
→ 매출은 그대로인데 매입채무만 2배 증가. 재고가 쌓이고 있거나 거래처 지급을 연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5. 매입채무 회전율로 지급 속도 확인하기
매입채무를 얼마나 빠르게 갚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가 매입채무회전율입니다.
공식: 매입액(또는 매출원가) ÷ 평균매입채무
해석: 수치가 높을수록 매입채무를 빠르게 갚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매입채무 회전기간 = 365일 ÷ 매입채무회전율
예시: 매입채무회전율이 6회라면, 회전기간은 약 60일입니다. 즉, 원재료를 사고 나서 평균 60일 후에 대금을 지급한다는 의미입니다. 회전기간이 전년도 60일에서 올해 90일로 늘어났다면, 회사가 거래처에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자금 사정이 악화되었거나, 거래처와의 결제 조건이 변경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은 모두 회사가 갚아야 할 부채이지만, 발생 원인과 지속성이 다릅니다. 매입채무는 주된 영업활동에서 꾸준히 발생하는 반면, 미지급금은 일회성 투자나 비영업 활동에서 발생합니다.
매입채무는 기업이 무이자로 자금을 조달하는 효과가 있어 운전자본을 줄여주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거래처로부터 원재료를 외상으로 구매하고, 제품을 팔아 받은 현금으로 나중에 갚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매입채무가 건전하게 작동하려면 "매출의 원활한 발생"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매출은 정체되는데 매입채무만 증가한다면, 재고가 쌓이고 있거나 거래처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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