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를 읽을 때 자산과 부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자본'입니다. 회계 등식에 따르면 자본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나머지이며, 이는 곧 회사의 주인이 가져갈 몫을 의미합니다. 자본은 크게 '처음 투자한 원금'과 '장사해서 번 돈'으로 나뉩니다.
1. 자본은 어떻게 늘어나고 줄어들까?
회계상 자본이 변하는 경로는 두 가지입니다. 주주가 돈을 넣거나 빼는 것(자본거래), 그리고 회사의 영업 성과(손익거래)입니다.
구분 | 자본거래 | 손익거래 |
|---|---|---|
의미 | 주주와의 거래로 자본이 직접 변동 | 영업 성과가 누적돼 자본이 변동 |
발생 원인 | 출자, 증자, 감자 등 | 매출, 비용, 당기순이익 |
자본 항목 | 자본금, 자본잉여금 | 이익잉여금 |
💡자본거래 vs 손익거래: 초기 대표들이 자주 혼동하는 지점
스타트업 초기 대표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매출로 돈이 들어오면 빌린 돈부터 갚고 나면 회사에 남는 돈이 거의 없는데, 재무제표에는 왜 이익이 크게 나오고 세금도 많이 나오나요?"
이런 혼란은 대부분 자본거래(돈의 이동)와 손익거래(수익·비용의 발생)를 구분하지 못해서 생깁니다.
예를 들어 매출로 들어온 현금으로 대출 원금을 상환하면 통장 잔액은 줄어들지만, 대출 원금 상환은 손익계산서의 비용이 아니라 재무상태표에서 부채를 줄이는 거래입니다. 회사가 돈을 빌려 통장에 입금받았을 때 현금이 늘었지만 그것을 매출로 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빌린 돈은 '번 돈'이 아니기 때문에 부채를 상환하는 행위도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입니다.
2. 자본거래의 종류
자본거래는 회사가 주주로부터 직접 돈을 받거나 돌려주는 거래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만들어집니다.
1)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사업을 하려면 투자 원금이 필요합니다. 주주에게 투자를 받으면 그 돈은 두 계정으로 나뉩니다.
자본금: 주식의 액면가 × 발행 주식 수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상법상 회사의 기본 자본으로, 쉽게 줄일 수 없습니다.
자본잉여금: 주식을 액면가보다 비싸게 발행했을 때 생기는 초과 금액입니다. (e.g. 주식발행초과금)
예: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을 8,000원에 발행한 경우
자본금 (5,000원): 주식 표면에 적힌 액면가 (무조건 자본금으로 분류)
자본잉여금 (3,000원): 액면가보다 더 받은 웃돈
현금 유입 (8,000원): 회사가 실제로 조달한 총 자금
2) 증자: 자금 조달의 양면성
증자는 회사가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현금이 들어오니 재무제표만 보면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자가 확실한 사업 기회를 발견했다면, 지분을 희석시키는 증자보다 차입(대출)을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자는 비용이지만, 지분은 영구적으로 나눠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증자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이루어집니다:
신규 사업 확장이나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
부채로는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서 위험을 주주와 분담하려는 선택
따라서 증자는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증자 목적과 회사의 상황을 함께 봐야 합니다.
3) 회사가 위기일 때 나타나는 '감자’
증자의 반대인 감자는 자본을 줄이는 행위입니다. 보통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일 때 기업 회생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됩니다.
감자는 보통 이런 흐름에서 등장합니다: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누적 결손금이 자본금을 초과)에 빠지면, 외부에서 신규 자금을 넣으려는 투자자는 이렇게 요구합니다.
"기존 주주도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먼저 감자를 통해 기존 주주의 지분을 줄여 책임을 묻고, 그 다음에 출자전환이나 신규 투자를 진행하는 구조가 많습니다. 감자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조치이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가 강제로 소각되는 부정적인 사건입니다.
3. 손익거래에 따른 자본영향
자본 총계는 자본거래(투자)를 통해 증가하거나 손익거래(이익 발생)로 증가합니다. 회사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주주가 계속 돈을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 스스로 사업을 해서 이익을 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1) 이익잉여금(미처리결손금): 회사의 누적 성적표
회사가 당기순이익을 내면 그 금액은 매년 이익잉여금으로 자본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반대로 배당을 주거나 적자가 나면 이익잉여금은 줄어듭니다.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되면 이를 '미처리결손금'이라고 부릅니다.
이익잉여금 상태: "회사가 꾸준히 이익을 내며 성장해왔구나."
미처리결손금 상태: "과거에 까먹은 돈이 많구나. 올해 이익이 났어도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예시: 올해 1억 원의 이익이 났지만, 재무제표상 자본에서 미처리결손금이 9억 원이라면?
"지금까지 회사가 10억을 손실로 기록했고, 이제 1억 만회했구나. 누적 결손을 해소하려면 매년 1억씩 이익을 내도 9년은 더 걸리겠네."라고 냉정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몇 년간은 미처리결손금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사업 초기 투자비용과 연구개발비가 크기 때문이며, 중요한 것은 결손금의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인지, 그리고 언제쯤 흑자전환이 가능한지입니다.
2)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아직 현금이 안 된 이익
자본 항목 중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손익입니다.
예시: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이나 지분증권(다른 회사 주식) 가격이 올랐습니다. 자산 가치는 증가했지만 아직 팔지 않았으므로 현금은 없습니다.
처리: 이런 평가 이익은 당기순이익이나 이익잉여금으로 처리하지 않고, 기타포괄손익누계액으로 자본에 따로 보관합니다. 나중에 실제로 처분하면 그때 이익으로 확정됩니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일반적으로 금액이 크지 않거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투자자산이나 해외 사업장 등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본은 단순히 '자산 - 부채'라는 숫자가 아니라, 회사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고(자본거래), 어떻게 성과를 냈는지(손익거래)를 보여주는 이력서입니다.
특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재무제표에서 자본계정을 볼 때는 다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주주들이 얼마나 투자했는가?
이익잉여금(또는 미처리결손금): 사업을 통해 실제로 얼마나 벌었는가? 또는 누적 손실 규모는?
증자와 감자의 맥락: 왜 자본을 늘리거나 줄였는가?
자본 항목을 제대로 이해하면,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성장 가능성을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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